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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런저런 사는 얘기

대학입학 8년만에 2학년

대학입학 8년만에 2학년

 

"몇 살이세요?"

"28살이요. 대학생이에요."

"아~ 그럼 이제 4학년 이시겠네요."

"2학년인데요."

"엥??.."

 

 사실 너무나도 지긋지긋하다. 이제는 그래서 그냥 사정이 있었다 하고 넘긴다. 그러다 보니 내 인생에 대해 되돌아본 적도 최근 들어 없는 것 같아 정리해보려고 글을 쓰게 되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수학을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 주위에서는 영재반? 그런 곳에 추천을 하였고 초등학교 6학년 때 중학교 3학년 수학을 배웠다. 그때부터 공부랑 멀어진 것 같다. 고등학교는 반포구에 위치한 세화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는데 나랑 정말 안 맞았다. 차라리 좀 더 자유로운 학교를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한다. 졸업을 했다는 것 자체가 아직도 신기할 따름이다.

 

 고등학교 때 학업에 흥미가 없었기에 재수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재수학원을 수 차례 옮기다 보니 집중도 안되고 목표도 없어 수능을 망하였다. 아직까지 만나는 친구들을 있어 나쁘지는 않은 경험이었다. 수능을 망친 뒤 적성검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책을 사놓고 공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경기대, 강남대 적성검사 중 강남대 적성검사는 합격했다. 경쟁률이 50대 1이었는데 합격한 게.. 음.. 운이 좋았던 것 같다 ㅎㅎ

 

 21살 때 강남대학교에 14학번으로 입학하게 되었다. 너무나도 행복했다. 내 성격과 대학교 생활은 딱 맞는 곳이었고 수시로 합격한 덕분에 미리 장기자랑을 준비해서(레이디스 코드의 예뻐 예뻐랑 트러블메이커의 내일은 없어를 여장을 하고 했다.) 선배들이랑 다른 과 사람들에게 나란 존재를 알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2014년은 참 좋았던 추억들이 많았다. 물론 과 cc(캠퍼스 커플, 같은 과 내에서 연애를 하는 것을 말한다)를 깨지고 나서 상황이 참 난감하게 되었고 강남대학교에 대한 애정도 없었으며 좀 더 이름 있는 학교를 가고 싶어 자퇴를 결심하게 되었다.

 

 

 

 

강남대학교 1학년은 첫 대학생활이라 정말 재밌었다 ㅎㅎ 양옆에는 랩 동아리를 하던 13학번 선배인데 나이는 같아서 서로 친구먹고 친하게 지냈다. 장기자랑을 하기 전, 화장한 상태라 내 모습이 좀 그렇긴해도 이상한 사람은 아니다.

 

 22살 때는 내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살았던 때가 아닌가 싶다. 새벽 4~5시에 일어나 재수학원에 먼저 가서 공부를 한 뒤 집에 오후 11시에 오면 2시간 정도 더 공부하다 잤다. 노량진 대성학원을 다녔었는데 10반 중에 9번째 반에 속해있었다. 성적순으로 배정된 것이었는데 내 성적은 생각보다 빠르게 올랐었고 3~4반의 평균 성적 정도 나오게 되니 9반에서 나한테 질문을 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ㅎㅎ 대부분 동생들인데 아직까지 연락하는 친구들도 많다. 물론 이 때도 20살 때만큼은 아니지만 학원을 자주 옮겼다. 옮긴 학원을 다시 들어갔다가 또 나온 적도 있고 ㅋㅋ(담임이 이러고 좋은 대학을 간 놈 한놈도 못 봤다고 했다. 하지만 나름 좋은 곳을 간 것 같아 통쾌하다.) 수능 보기 한 달 전은 너무 초반부터 달려서 그런지 일주일에 공부를 10시간도 안 한 것 같다. 하지만 해왔던 것들이 있어서인지 수능성적은 2 1 3 3 4가 나왔다. (국어는 1등급에 가까운 2등급.. 뭐 구차한 변명이지만..) 탐구 같은 경우에는 항상 1 1 이 나와서 수능 성적을 영어까지 확인할 때 엄청 들떠있었다. 탐구가 이렇게 수능날 망할지는 정말 몰랐다... 탐구 시험 보기 전에만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 그래서인지 아직까지 담배를 못 끊는 것은 아닐까 싶다.

 

노량진대성학원 내부다. 보기만 해도 숨이 막힌다... 지금은 이런 좁은 공간에서는 5분도 못버틸 것 같다.

 

이렇게 자퇴를 하게 된 후 몇 달후에 다시 학원에 들어갔다 또 다시 나오게 된다. 참 내가 담임이였어도 어이 없었을 것 같다 ㅋㅋ

 

6월 모평이다. 국어가 골칫거리였는데 수능날 아빠한테 엄청난 잔소리를 들어 컨디션이 최악이었는데도 수능날에는 잘 보았다. 수학은 항상 재밌었다 ㅎㅎ

 

 

서든어택을 주로 했다. 요즘은 하지 않는다. 진급했을 때가 11월8일인데 3일 뒤가 수능이였다. 수능보기 한달 전은 공부랑 담을 쌓았었다.

 

 

 

 

탐구가 엄청.. 많이.. 아쉽지만.. 그래도 만족하는 성적이다 ㅎㅎ 20살, 21살 때 본 수능은 평균 5~6등급이었다.

 

 고등학교, 그리고 강남대학교 역시 이과 쪽으로 갔다. 하지만 나는 초등학교 교사란 꿈을 가지고 문과로 전향해 수능을 보았고 서울 교대, 경인 교대 급은 안되더라도 지방 교대에는 지원해볼 만한 성적이 되었다. 하지만 이때 내 인생의 방향을 바꿔버린 일이 생기게 된다. 수능을 마친 뒤 일하게 된 VIPS에서 여자 친구가 생기게 되는데, 분명히 나랑 만날 거면 군대에 있는 남자 친구를 정리하고 오라고 했다. 며칠 뒤 정리를 했다고 해서 연애를 하게 되었는데, 하루에 16시간 남짓 붙어있다 보니 사이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그 친구는 숭실대학교 학생이 아니고 숭실대학교 앞에 살았는데 나 역시 숭실대학교 정도면 우리 집(이수역)이랑도 가깝고 강남대학교보다는 훨씬 이름 있는 학교라 생각돼서 정시 지원할 때 교대를 포기하고 가, 다 군 숭실대학교를 지원하게 됐다. 여자 측의 설득도 있었고.. 나머지 나 군은 상명대학교를 지원했는데 붙었으나 가지는 않았다. 사실 나는 논술 준비도 했었는데 언수외가 213이다 보니 중앙대, 경희대 등 숭실대학교 보다 높은 학교 최저등급을 맞춰 논술을 보러 갈 자격요건이 되었는데 교대를 가고 싶어 논술까지도 안 보러 갔었다. 결국 숭실대학교를 입학하게 되었고 입학과 동시에 결별하게 되었다. 추후에 그 친구가 전 남자 친구를 정리 안 하게 된 것을 알게 되었고 이때 정말 많이 힘들었다. 그 친구 이름이기도 해서 참이슬을 매번 같이 마셨는데 그 후로 나는 처음처럼만 마신다. 지인들이 장난으로 내가 술자리에 늦게 올 당시 처음처럼 병에 참이슬을 옮겨 놓고 나한테 테스트해보았는데 내가 바로 맛이 다른 걸 감지한 적도 있다 ㅋㅋ

 

 23살 숭실대학교에 입학 한 뒤, 공부가 잘 될 리가 없었다. 정말 맨날 놀았다. 돌이켜 보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후회는 없다.

 

 23살, 24살을 너무 놀았던 탓인지.. 25살 때부터 더욱 자극적인걸 찾아다녔다. 그렇게 자연스레 안 좋은 길로 빠지게 되었다. 학교는 등록만 해놓고 가지는 않았다. 돈만 날린 셈이다. 와중에 유급도 한 번 했다. 그렇게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 26살이 되자마자 군대에 입대하게 되었고 자유로운 걸 좋아하고, 이유 없이 강압적으로 시키는 걸 죽도록 싫어하는 내가 군대에서 버티기란 정말 힘들었다. 아마 그래서인지 25살~27살 때 부모님께 금전적으로 손을 벌린 금액이 1억 5천에, 내가 번 돈 5천 정도를 날린 것 같다. 작년 8월 말에 전역을 하고 지금은 완전히는 아니지만 많이 안정된 상태이다. 이제는 대학교 강의도 출석 잘하고 있고 딱 30살 끝날 무렵에 대학교 졸업을 하는 게 우선적인 목표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많이 늦었다고 생각할 수 있고 실제로 늦은 것은 맞다. 돌이켜보면 하나의 경험이었고 지금이라도 잘 살아가고 있어서 만족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이제는 조급해하지 않고 한 걸음씩 어제 보다 나은 내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